울은 인간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천연소재 중 하나이다. 이 울이라는 단어에는 내포되어 있는 의미가 매우 많으며, 이 어원에서 시작하여 여러가지 혼방, 합성섬유 소재들이 가지에 가지를 치고 이어져 있다. 그렇다면 울이란 무엇인가? 에서 부터 출발해 보자.
울은 동물의 털을 의미한다. 이 수 많은 동물의 털 중 양털이 40% 이상 사용되어 우리에게 친근하게 알려져 있기에 울소재 하면 양털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양털은 깎아주는 것이 좋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가축 양의 경우이다. 품종 개량을 하지 않은 자연에서의 양은 털갈이를 통해 양털을 조절하지만 양모를 뽑아내기 위해 개량된 품종의 경우에는 털갈이가 일어나지 않아 양털을 깎아주지 않으면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양이 수명을 다 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양의 털을 울이라 하지만, 이 울은 또 양의 품종에 따라 부르는 것이 다르다. 또 울은 동물의 털을 가공해서 만드므로 동물의 특성에 따라 그 울이 가지고 있는 특징도 달라진다.이 털로 부터 가늘고 긴 가닥의 섬유를 뽑아내고 섬유에서 실을 뽑아내어 원단을 짜고 옷을 만들게 된다. 그래서 울은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적응하고 있는지에 따라 더 따뜻할 수도 까칠 할 수도 양이 많을수도 적을수도 모든 것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양의 품종에 따른 울 종류
일단 대표정으로 알려진 양에 품종과 상관없이 울 종류를 이야기 하면
램스 울
메리노 울
캐시미어
모헤어
앙고라
알파카
낙타
비쿠냐
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할 것이다. 이외에도 더 설명하면 끝도 없이 많은 종류의 울이 있으나 오늘은 이 중 양의 털인 "메리노 울"이 주 이야기 거리이므로 여기까지만 소개해드리겠다. 위 울들은 모두 동물의 털을 이용하여 만드는 천연소재의 울들이다. 이 중 양의 품종에 따라 나뉘는 울은 아래와 같다.
램스 울
메리노 울
캐시미어
모헤어
램스울의 경우에는 이름 그대로 어린 양의 털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6개월~1년생의 양털을 이용한다. 이때 양은 일반적인 성인양 보다는 매우 부드러운 섬유조직으로 이뤄져 있으며, 조금 더 많은 공기층을 형성하여 열을 가둘 수 있어 보온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반면에 보온성이 높은 대신 섬유 조직이 약해 내구성이 많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 또 섬유 자체가 정돈되지 않아 많이 까칠하고 촉감이 좋지 않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메리노 울은 역사 그 자체이다. 일반적으로는 호주의 메리노 울이 가장 유명하고 브랜드화 되었지만 그 어원과 시초는 스페인이 본 고장이다. 메리노라는 양은 원래 스페인에서 개량된 품종으로 고품질의 울을 얻을 수 있어 그 가치가 매우 높았다. 그래서 스페인에서는 본인들만 독점을 하기위해서 이 양이 다른 나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위해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었다. 그러나 어떤 역사를 보든 독점과 폐쇄는 결국 망하는 지름길이며, 메리노 양 역시 18세기 무렵에 호주로 수출을 하게된다. 농작업과 축산업에 유능했던 호주에서 이 메리노 양을 더 개량하여 울의 품질과 대량생산에 성공을 하게 된다. 이를 브랜드화 시키고 세계에서 인정받아메리노 울 하면 스페인보다는 호주가 훨씬 유명해 졌다.
이러한 울은 여러가지 가공을 통해 니트나 아웃도어 의류를 만드는 원단으로 사용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보온성이 높고 천연소재라 큰 거부반응이 없으며, 박테리아가 서식할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아웃도어 의류로 매우 적합하다.
모든 의류의 품질은 실의 두께에 많은 부분을 의존한다. 실은 두꺼울수록 그 실로 짠 원단은 몇 배로 더 무거워진다. 또 두꺼울수록 실은 뻗어 나아가려는 힘이 강해 피부를 찌르게 되고 이는 촉감이 안좋게 느끼는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대신 덜 가공한 만큼 두께가 두꺼워 더 많은 공기층을 형성할 수 있어 따뜻함을 더 느낄 수 있다. 두께가 얇을 수록 실은 피부를 찌를 힘이 없고 꼬불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촉감이 훨씬 더 좋아진다. 대신 얇아진 만큼 공기층이 얇아지고 그만큼 내구성과 보온성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또 얇게 만들면 만들수록 기술력이 더 들어가게 되니 가격도 오르게 된다.
이것이 메리노 울의 굵기가 가지는 기본적인 장단점이다.
다음은 캐시미어이다. 캐시미어는 카슈미르, 티베트, 몽골의 산양 털을 말한다. 위에서 말했듯 울은 모든 동물의 털이고 동물이 사는 환경에 따라 울의 특징도 달라진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양보다 훨씬 부드러우면서 더 높은 보온성을 가진 동물은 없을까? 아니다 있다. 그게 바로 카슈미르 지방에 사는 산양으로 부터 출발한다. 이 양털은 일반적인 양모보다 꼬불거림이 덜해 훨신 부드러울 뿐아니라 고산지방에 살고 있어 더 많은 공기층을 품을 수 있고 이에 따라 더 높은 보온성을 가지고 있다.
번외로 산양과 염소는 같은 말이다. 자연에 있으면 산양, 가축용은 염소이다.
다만 캐시미어는 일반적으로 니트 1개를 짜는데 산양 2-3마리 정도 필요하여 양이 많이 나오지 않아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내구성이 매우 약하다.
여기까지는 기본 지식용으로 적어두었고 이제 메인인 메리노 울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메리노 울 원단의 장점,단점
메리노 울은 수 많은 의류 소재에 사용되는 원단이다. 특히 다른 소재와 달리 메리노 울은 아웃도어에도 많이 사용하는 원단인데, 봄,가을,겨울철 쌀쌀한 날씨에 사용된다. 메리노울은 보온효과와 투습효과가 뛰어나다. 단순히 뛰어난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 메리노 울이 동작하는지 알면 이해하는데 편하다.
메리노 울은 기본적으로 친수성과 소수성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 본인 원단 질량의 30%정도 수분을 흡수하는 친수성 성칠과 30%~35%를 넘어가면 물을 더 이상 흡수하지 않는 소수성 성질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겨울철 등산을 할때는 여름철에 비해 땀이 덜 난다. 이 땀은 우리 몸에서 체온조절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운동을 하면 할 수록 몸에서 열이 발생하고 이 열을 일정한 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땀을 낸다. 땀은 기화하면서 열을 뺏고 우리몸을 식혀준다.
그런데 겨울철에는 땀이 발생하면 옷이 젖으면서 문제가 생긴다. 등산이나 러닝을 하면서 체온이 상승하게 되고 우리 몸에서는 체온을 일정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땀을 낸다. 그러면서 옷이 젖어버리는데, 이때 문제가 발생한다. 겨울철 등산은 매우 추우며 바람이 심하다. 특히 나무 하나 없는 정상에서 그대로 노출되면 순식간에 냉각효과를 이르키게 된다. 땀에 젖은 옷이 얼어 붙으면서 몸에 열이 빠른 속도로 식어버리고 저체온증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기타 원단의 소재보다 메리노울이 유리한 장점이 바로 30%~35%의 친수성 성질이다. 항상 30%~35%의 수분만 흡수하여 몸에서 땀이 흐르는 것을 방지하고 소수성의 성질로 인해 모세관 현상을 이용해 땀을 흡수해 빨아 올리는 능력이 매우 좋다. 이때 기화가 일어나며 열이 발생하고 원사 사이에 공기층이 단열 역할을 하여 열을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겨울철에는 땀이 많이 나지 않기 때문에 30~35%정도의 수분만 흡수하더라도 충분하며, 아주 천천히 수분을 섬유 밖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기화에 더 유리합니다. 이때문에 속건에는 불리하지만 겨울에는 아주 천천히 마르기에 냉각 효과를 방지하고 다른 원단보다 비교적 따뜻함을 오래 유지합니다.
메리노 울은 이 밖에도 세균제어, 곰팡이 제어와 같은 항균 및 냄새 제거가 뛰어나며, 여름철에도 메리노 울소재의 양말이나 아주 얇은 아웃도어 티셔츠를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여름철에 메리노울의 특성이 시원하게 해주는 것에 도움을 많이 주기는 하지만, 여름철에는 이보다 좋은 흡습속건 소재의 옷이 매우 많기에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일상생활에서 시원하게 도움을 줄뿐, 효과가 뛰어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운동을 격렬하게 하는 아웃도어 일수록 여름철 흘러내리는 땀을 감당하지 못하고 원단이 30~35%정도 수분을 흡수하고 나면 땀이 주르륵 주르륵 흐르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원단이 얇으면 얇을수록 시원하겠지만 수분 흡수율이 떨어지며(원단 질량대비 흡수률이기에) 두꺼울수록 수분 흡수율을 높지만 공기층 단열과 기화열로 인한 보온 효과가 올라갑니다.
때문에 겨울철 등산 미드레이어 원단 소재로 메리노 울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좋습니다.